'경기북부특별자치도 민관합동추진위원회 출범식에 참여한 북경기 리더들‘
40년의 숙원 경기북도신설, ‘특별자치도로 닻 올랐다’
지난해 12월 21일. 경기도청 북부청사에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민관합동추진위원회 출범식이 있었다. 경기북부지역은 경기북도의 열망이 뜨거운 지역이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는 김동연 경기지사의 핵심 공약 사항으로 김 지사 취임 이후 경기도는 이에 대한 절차를 진행해 오고 있었다. 추진위원회는 오후석 경기도 행정2부지사를 필두로 민간위원 분야별 전문가 10명이 참여한다. 향후 경기북부지역에 대한 특별자치도설치 관련 법과 재정, 산업발전, 자치행정, 도민소통과 홍보 등 4개 분야를 중점 연구 논의해 갈 예정이다.
경기북부 인구 360만 시대. 부산이나 경상남도 보다 인구가 많아졌다. 자연과 환경이 잘 보존 된 경기북부지역은 남북대치 상황에서 평화의 상징성 등을 포함하고 있는 곳. 지사임기 핵심공약을 세운 김동연 경기지사는 출범식에서 “경기북부의 성장 잠재력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며 “임기 내에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설치할 수 있는 최대한의 길을 닦아 놓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기북부지역) 그 성장 잠재력을 제대로 발휘하게끔만 해준다면, 지금의 경기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더 나아가서 국제적으로도 성장과 발전의 중심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특별자치도. 실현성 높은 분도>
특별자치도는 경기도를 분도하는 의미를 갖는다. 지난 1987년 분도론이 제기돼 1993년 김영삼 대통령 당시 정부(내무부)가 서울시 분할안과 같이 진지하게 검토했던 사안이지만 1994년 정치적 이해의 엇갈림으로 취소됐다. 2000년대, 2010년대에도 여러 차례 제안돼 온 역사가 있다. 경기북도 분도의 열망은 북부지역 도민뿐만 아니라 학계 및 전문가 시민단체 등 많은 여론 층 사이에 지역발전의 근간으로 날이 갈수록 커지면서 도민의 숙원이 됐다. 2010년대 이후로는 강원도에서 소외받고 있다는 철원군 일대도 종종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경기북도에 통합되고 싶다는 의미다.
김동연 지사는 2022년 당선 이후 경기도 분도를 주민투표에 회부하는 것을 추진하는 등 핵심공약 이행에 적극적 이었다. 김 지사는 “특별자치도는 도를 쪼개는 식이 아닌 자율성울 보장하는 식으로 TF를 구성하겠다”고 수차 밝혔었다. 현 시점이 경기도 분도에 실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경기도 북부와 남부 중간부에 서울시가 자리한 지리적 여건에, 수도권 과밀화와 인구 비대, 양 권역에 각각 설치된 치안 행정 소방 등 광역 관청들이 운영되고 있어 사실상 분도 된 모양새다. 따라서 사회적 혼란과 비용이 최소화되는 조건에서 실현성이 높은 안건이라고 볼 수 있다.
김동연 핵심 공약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신설 실현성 높은 현실... 도민들 열망속 기대”
<의정·행정 '특별자치도' 공감 높아>
지난달 2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있던 대통령과 ‘전국 시도의회 의장협의회’ 간담회에서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염 의장(부천 출신)은 “경기도가 지금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적극 설명했고, 윤대통령은 이에 대해 “(김동연) 지사께서도 관심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안다. 지금 상황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염 의장은 또 “윤 대통령이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에 대한 이해도가 굉장히 높았다”며 “협의회 차원에서 윤 대통령에게 7개 주요 정책도 건의했다”고 후일담을 털어놨다. 7개 정책은 ‘21대 국회 임기 내 지방의회법 조속 제정 추진’ ‘지방의회 조직·직급체계 개선 등 조직권 확대’ ‘의장의 지방의회 예산편성권 행사를 위한 법 개정’ ‘의원 1보좌관제 도입을 비롯한 정책지원관 제도 실효성 강화’ ‘자치입법권 확대’ ‘지방의원 의정활동비 현실화’ ‘지방시대위원회 구성에 지방의회 참여 보장’ 등 지방자치 확대를 위한 요구다. 여기에는 이번 추진되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의 지방행정이 강화되는 효과도 포함된다고 봐야 한다. 또 지난달 15일에는 경기북부 10개 시, 군 중 고양시를 제외한 9개 시군 단체장이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한 바 있다.
<‘특별자치도’ 추진, 여야 합동사격>
국민의힘 윤종영(연천)의원은 지난 12월 21일 제365회 경기도의회 정례회에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추진·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상정 대표 발의 했다. 이 조례안은 당일 도의회를 통과 했다. 조례안은 도지사가 특별자치도 설치와 관련해 사례 조사와 정책 연구, 법령·제도 신설과 개정,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공론화위원회 구성, 추진위원회 설치, 기본계획 수립을 할수 있도록 근거를 담고 있다. 앞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추진위원회'도 30명 이내로 구성한다는 설치안도 이 안건에 포함돼 있다. 추진위는 공동위원장에 오후석 행정2부지사와 강성종 신한대 총장, 특별위원에 문희상 전 국회의장과 김정훈 재정정책연구원장, 금창호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석좌연구위원, 민승규 전 농촌진흥청장, 손경식 전 의정부문화재단 대표, 소순창 한국지방자치학회장, 이임성 경기북부지방변호사회장,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 박해미 뮤지컬 배우 등이 위원으로 위촉됐다.
또 도민 의견을 수렴하고 공론화를 위한 15명 이내의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공론화위원회’도 구성토록 했다. 이 위원회는 시장·군수 추천을 받은 사람도 함께 참여하도록 했다. 내용상으로 조례안은 경기남북부의 다양한 여론을 두루 수렴 하고자 하는 면이 엿보인다. 대표 발의 한 윤 의원은 “경기북부특별자치도는 여야를 떠나 경기북부지역 30년 가까운 숙원사업이었다”라고 한다. 이 같은 국민의힘 조례안 발의에 더해 18일 국회 행안위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는 김동연 경기지사와 같은 당 소속인 민주당 의원들이 중심이 돼 도의 특별자치도 설치 추진에 대한 질의가 있었다. 행안위 소속 오영환(민주, 의정부갑) 조응천(민주, 남양주갑)의원은 도의 특별자치도 설치 추진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발 빠른 행정을 촉구했다.
<도, 북부특별자치도 밑그림…1년간 용역>
지난해 12월 20일 경기도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기본계획 및 비전·발전전략 수립' 연구용역 입찰을 진행했다. 당해 28일까지 입찰 공고를 거쳐 연구기관을 선정, 올 1월 중 정책토론을 겸한 착수보고회를 시작으로 올 말까지 1년간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추진을 위한 연구용역을 하기 위한 것. 도는 산업 재정 자치 특별법안 등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에 필요한 심도 있는 연구를 진행, 경기북부특별자치도가 대한민국 미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발전전략과 청사진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또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당위성에 대한 논리를 제시하고 인구 행정기구 재정 전망 등 기본계획 수립과 경기북부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비전과 발전전략을 담은 청사진을 제시, 사회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특별법안 및 경기북부 자치권 기능 강화방안 등이 주요 연구과제다. 도는 지난해 6월 24일 북부청에 이미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7월에 경기연구원 북부연구센터에 연구인력 8명으로 '특별자치도 전담연구단'을 구성해 분야별 기초연구를 진행해 왔다. 이를 토대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추진단' 설치를 포함한 조직개편안도 경기도의회를 통과했다. 도는 이 용역에서 특별자치도에 대한 비전과 청사진을 마련한 뒤 주민설명회 공청회 토론회 등 주민의 의견을 반영 하는 공론화 과정을 거친다는 계획이다. 또 특별자치도 기본계획이 시군의 발전계획과 연계될 수 있도록 시군, 지방의회 등과도 소통하고 협력해 갈 방침이다.
<김지사 로드맵, “1단계 분도, 2단계 특별자치도”>
김동연 지사는 특별자치도 로드맵을 일단 분도를 한 뒤 특별자치도로 가겠다는 구상이다. 김 지사는 지난해 12월 18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의원의 특별자치도 설치 로드맵을 묻는 질의에 “특별자치도 지위를 부여하려면 시차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며 “1단계 분도 2단계 특별자치도”라고 밝히고 “현 국회의원 임기 내에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안되면 플랜 B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어 “주민 의견 수렴은 필요하고 북부뿐만 아니라 남부 주민 1천만 명도 동의해야 한다”며 “단순한 찬반 투표가 아니라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비전과 심층 계획을 보면서 공론화 과정을 풀어가며 의견 수렴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오영환(의정부 갑) 의원은 “북부 주민은 인프라가 부족한 현실에 불만이 높은 상황으로 빠른 실행 능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속도감 있는 청사진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김 지사는 “가장 이른 시일에 하고 싶지만 설익거나 성급하면 추진이 제대로 안 되는 경우를 봤다”며 “비전 만드는 것부터 종합적으로 추진할 계획으로 임기 내에 분명한 모습 보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김 지사는 또 “(경기북부의) 중첩규제 개선도 필요하다”며 “북부를 권역별로 어떻게 발전시킬지에 대한 계획과 투자 계획도 같이 세워보고 싶다”고 피력했다.
<숙원의 경기북도, 대한민국 세번째 특별자치도>
특별자치도는 제주특별자치도 때문에 생겨난 대한민국 광역자치단체의 하나다. 현재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유일하며, 2023년 6월 11일에 강원도가 특별자치도로 제2의 탄생을 한다. 2000년대부터 대한민국 행정 개편에 광역시 배출이 사실상 불가능해 짐에 따라 특별자치도가 혁신적 대안으로 떠올랐고, 2005년 7월 제주도 주민투표가 시발점이 됐다. 이에 따라 국회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등장한 신개념 광역자치단체가 특별자치도다. 법 개정 이후 2006년 7월 제주특별자치도가 탄생했다. 이후 2022년 5월 29일 국회에서 ‘강원특별자치도’ 설치에 관한 법률이 통과됐고, 강원도가 2023년 6월 두 번째 특별자치도가 된다. 이번 경기북부 특별자치도가 성사되면, 경기북부는 대한민국 세번째 특별자치도로, 오랜 숙원의 역사를 끝맺는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는 한강 이북 10개 시, 군 또는 김포를 포함한 11개 시, 군을 묶어 새로운 광역지방자치단체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반대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은 국정감사장에서 “남부청의 지원이 없으면 북부 지역이 재정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고 (분도 때) 승진 등 공무원만 혜택을 본다는 반대 의견이 있다”며 특별자치도 반대 의견에 대한 김 지사의 견해를 물었다. 이에 김 지사는 “거꾸로 생각하고 있다. 지금처럼 불균형을 놔두면 격차는 더 커질 것”이라며 경기북부특별자치도의 필연성을 강조했다. 40년 숙원의 역사를 가슴에 안은 경기북부 도민들은 김 지사의 공약으로 다시 떠오른 분도 프로젝트가 꼭 성사되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김영관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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