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전국사립대교수협의회연합회와 국공립대학교교수협의회,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등 3개 교수단체에 의해 1992년 4월 15일 창간된 교수신문은 2001년부터 연말에 우리나라의 사회상을 표현하는 올해의 사자성어를 선정하여 발표하고 있는데, 2011년의 사자성어로 귀를 막고 종을 훔친다는 뜻의 엄이도종(掩耳盜鐘)을 선정했었다. 그리고 2012년을 맞아 교수신문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파사현정(破邪顯正)'을 선택했다. 교수신문 측에 의하면 전국 대학교수 28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의 32.4%가 새해 희망의 사자성어로 '파사현정'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파사현정은 그릇된 것을 깨뜨려 없애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뜻이라고 한다.
이 사자성어는 원래 불교에서 나온 용어로 부처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생각을 버리고 올바른 도리를 따른다는 뜻이지만, 불교에서만 쓰인 것은 아니고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와 관련 올해의 사자성어로 파사현정을 추천한 김교빈 호서대 교수는 “파사현정에는 거짓과 탐욕, 불의와 부정이 판치는 세상을 바로잡겠다는 강한 실천이 담겨 있다. 올해 특히 총선이 온갖 사악한 무리를 몰아내고 옳고 바른 것을 바로 세우는 희망을 담았다”고 밝혔다. 그리고 배상식 대구교대 교수는 “정의로움이 없는 정치는 국민에게 신뢰받을 수 없음을 정치꾼들이 알아야 한다. 총선과 대선을 통해 정치꾼은 없애고 진정한 정치가만 남기를 기대한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어쨌든 피사현정의 좋은 의미가 우리나라에 꽃피우길 간절히 기원해 본다. 그런데 우리의 정치인들도 자기 스스로 올해의 사자성어를 선정했는데 무척이나 궁금하다. 민영뉴스 통신사인 뉴시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0일 기사에서 국회사무처에서는 연말을 맞아 국회 상임위원장들이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를 소개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우윤근 법사위원장은 '역궁즉변'(易窮則變)을 선정했다. 역궁즉변은 주역에 나오는 말로 '역은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는 길이 생기고, 통하면 오래 지속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허태열 정무위원장이 선택한 사자성어는 '부위정경'(扶危定傾). 위기를 맞아 잘못됨을 바로 잡고 나라를 바로 세운다는 뜻이다.
이는 주서·이기전(周書·李基傳)에 나오는 "태조 부위정경 위권진주(태조가 위기를 맞아 나라를 안정시켜 그 위엄과 권위가 왕을 두렵게 했다)"에서 유래한 사자성어라고 한다.
김성조 기획재정위원장은 '반근착절'(盤根錯節)을 꼽았다. 이는 구부러진 나무뿌리와 어긋난 나무 마디란 뜻으로, 얽히고 설켜 해결하기 매우 어려운 일을 말한다. 원유철 국방위원장은 '산중수복'(山重水復)을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택했다. 이는 갈 길은 먼데 길은 보이지 않고 난제가 가득한 형국이라는 뜻이다. 이인기 행정안전위원장은 '대오각성'(大悟覺醒)을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았다. 그만큼 정치권에 반성하고 돌아볼 일도 많았다는 뜻으로 읽힌다.
김영환 지식경제위원장은 편안할 때도 위태로울 때 일을 생각하라는 뜻인 '거안사위'(居安思危)를 선정했다. 이재선 보건복지위원장은 올해를 결산하는 사자성어로 '우공이산'(愚公移山)을 선택했다. 쉬지 않고 꾸준하게 한 가지 일만 열심히 하면 마침내 큰일을 이룰 수 있다는 뜻으로, 최근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인 보건복지정책을 미리 준비하고 대책을 세워야 소외된 국민에게 큰 이로움으로 다가간다는 의미다.
권영세 정보위원장은 '즐탁동기(啐啄同機)를 꼽았다. 병아리가 껍질을 속에서 쫄 때 어미닭이 밖에서 쪼아주듯 매사에 서로가 적기에 힘을 합쳐야 모든 일에 부합한다는 뜻이다.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정치권이 응답해 줘야 한다는 의미다. 최영희 여성가족위원장은 날마다 세 번씩 자신을 반성한다는 뜻인 '삼성오신'(三省吾身)을 선정했다. 올 한해 의정활동을 하면서, 국민의 마음을 잃지는 않았는지 원칙과 신뢰를 지키며 의정활동에 임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는 의미고 한다. 누가 봐도 참 좋은 말이고 너무 괜찮은 의미다. 제발 말로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제목도 ‘사자성어는 계속되는데’ 라고 뽑아 보았다.
올해도 사자성어는 계속되는데.....
현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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