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음식 나들이/ 순두부찌개
지금 전 세계는 이른바 ‘한류’라는 거대한 문화의 흐름에 푹 빠져있다. K팝 K드라마 K무비 K패션 K뷰티 K방역 그리고 K푸드에 세계인들은 열광하고 있다. 특히 K푸드는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는 엄청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고 해외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우리나라 음식 즉 한식은 예전부터 많이 알려져 있었다. 비빔밥, 삼겹살, 불고기 등으로 지금처럼 폭발적인 인기를 못 누렸어도 꾸준히 외국 사람들이 즐겨 찾은 메뉴였는데 이제는 그 양상이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코로나19 때문에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자국 내의 한식당을 찾아 우리 음식을 즐기는데 우리나라 사람들도 호불호가 갈리는 청국장을 비롯해 순댓국 부대찌개 등 다양한 우리음식들을 찾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찾는 음식이 바로 순두부찌개다. 순두부는 콩물이 응고 되었을 때 물기를 빼지 않고 먹는 두부다. 불린 콩의 껍질을 벗겨 간 후, 끓여 무명으로 콩물을 짜낸다.
이 콩물(두유)에 간수를 넣으면 몽글몽글한 응고물과 함께 맑은 물이 생기는데 이 응고물이 순두부이며 함께 생기는 맑은 물을 같이 이용해 요리하면 간도 알맞게 되고 순두부 고유의 맛을 더 잘 느낄 수 있다.
서양의 젊은 사람들은 요즘 들어 매운 맛에 도전하고 즐기려는 유행이 있어 불닭면이나 매운 김치 등도 잘 먹는데 서양의 노인층들은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편이다. 매운 음식을 잘 안 먹는 자신들의 오래된 식습관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그러나 순두부는 달랐다. 순두부는 두부를 만드는 과정에서 콩의 단백질이 몽글몽글하게 응고되었을 때 압착하지 않고 그대로 먹는 것으로 보통 뚝배기에 시원한 순두부찌개를 만들어 먹고 양념을 해서 그대로 먹기도 한다.
이런 맛이 담겨 있기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즐겨 찾는다고 한다. 또한 영양소가 풍부한 콩으로 만들면서도 압착하지 않고 그대로 먹기 때문에 질감이 부드러워 소화하기 쉬운 영양식품이기에 그렇다고 한다.
‘순두부’라는 어원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순한 두부’에서 나왔다는 설과, ‘물두부’라는 뜻의 ‘수두부(水豆腐)’에서 나왔다는 설이 있다. 그리고 충청·서북·황해 방언으로는 숨두부라고 부르며, 동북 방언으로는 초두비라 부른다고 한다.
순두부는 부드러우면서도 소화가 잘 되는 별미음식이다. 앞부분에 언급되었듯이 순두부는 두부를 만드는 과정에서 콩의 단백질이 응고되었을 때 누르지 않은 그대로의 것으로 소화성이 좋고, 특유한 맛과 부드러운 질감을 가지고 있다.
이색(李穡 고려말기의 문신 1328~1396)의 『목은집(牧隱集)』에는 두부를 넣은 갱(羹)이 나오고, 『성호사설(星湖僿說)』의 대두론(大豆論)에서도 “맷돌로 갈아서 정액만 취하여 두부를 만들면 남은 찌꺼기도 얼마든지 많은데, 끓여서 국을 만들면 구수한 맛이 먹음직하다”고 할 정도로 순두부는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조상들과 함께한 음식이었다.
지금까지 요리대국이라 하면 프랑스 이탈리아 중국 등이 떠올랐는데 이제는 우리의 한식도 이처럼 당당히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되었다. 음식을 잘 만들었던 우리조상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K푸드가 지금보다 더 당당하게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날이 빨리 오기를 고대해 본다. 글/ 현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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