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나리'
“영화인들의 노력과 표현의 자유를 누리고 싶었던 민주주의 신봉자들에 의해 세계 최고의 작품들을 제작”
지난 2019년 한국영화는 100주년을 맞이했다. 한국영화 100주년은 연쇄극 <의리적 구토>(義理的 仇討)가 상연된 1919년 10월 27일을 기점으로 삼은 것이다. 그리고 1966년 영화인과 정부가 이날을 ‘영화의 날’로 정해 기념하고 있다. 연쇄극이란 연극 무대에서의 배우들 연기와 영화의 스크린 영사기가 결합 된 공연 양식이다.
이렇게 시작된 우리 영화는 이제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한 영화로 평가받고 있다. 한때는 군사정권에 의해 말도 안 되는 검열로 무척이나 낙후되었으며 그리고 수준이 떨어진 홍콩영화로 피폐해 졌지만 지금은 많은 영화인들의 노력과 표현의 자유를 누리고 싶었던 민주주의 신봉자들에 의해 세계 최고의 작품들을 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영화 ‘기생충’으로 2020년 세계 최고의 영화제인 미국 아카데미에서 비영어권 영화로는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 동시 수상하는 등 세계에 우리 영화의 우수성을 알렸다.
이 영화의 내용은 상류층과 하류층, 두 가족의 만남을 다룬 블랙 코미디 가족 드라마 영화로 한국영화의 대표작이 되었다. 그동안 우리 영화는 실력 있는 감독과 배우들에 의해서 해외에서 높은 인기를 얻었으며 특히 수준 높은 ‘한류’라는 문화 콘텐츠를 가지고 해외 팬들을 사로잡았었다.
그래서 서구권에서는 한류와 할리우드를 합쳐 한류우드(Hallyuwood)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렇게 탄탄한 기본을 바탕으로 이번에 또 한 번의 대박을 터트렸는데 바로 정이삭(미국명 아이작 정) 감독이 연출한 영화 ‘미나리’다. 배우로는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 앨런 김, 노엘 케이트 조 등이 출연했는데 모두 한국계 배우들이다.
내용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 아칸소로 이사하는 한국인 가족의 모습을 보여준다. 따스한 햇볕 아래 트럭을 타고 이동하는 이들을 기다리는 건 차가운 콘테이너 주택이다. 그리고 미국에 첫발을 디딘 가족들은 어린아이들을 위해 ‘모니카’의 엄마 ‘순자’(윤여정)가 함께 살기로 하고 얼마 후 가방 가득 고춧가루, 멸치, 한약 그리고 미나리씨를 담은 할머니가 도착한다. 하지만 큰딸 '앤'(노엘 케이트 조)과 장난꾸러기 막내아들 '데이빗'(앨런 김) 할머니가 영 못마땅하다. 그러나 할머니는 "미나리는 어디서든 잘 자라"라는 생각으로 가족들과 함께 지낸다. 어느 한국 가족의 원더풀한 이야기다.
그리고 이 영화는 아카데미와 함께 미국 양대 영화상으로 꼽히는 제78회 골든글로브에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영화를 연출한 정이삭 감독은 재미교포 2세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했다고 밝히면서 이날 수상 소감으로 정 감독은 "미나리 팀과 스태프 모두와 합작한 결과"라며 "이 자리에 함께 있는 딸에게 들려주고 싶어 만든 가족 이야기이자 마음의 언어(language of heart)로 만든 작품"이라고 말했다.
아무튼 우리 영화는 이제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날에 정말 좋은 소식이다. 글/ 현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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