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자 이야기(131)/ '유린(蹂躪)'
日帝(일제) 植民地(식민지) 때 日本(일본)이 우리나라를 蹂躪했던 時節(시절)을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집니다. 다시는 그러한 일이 없도록 自主(자주) 國防(국방)을 굳건히 하여야겠습니다. 蹂躪이란 말을 국어사전에 찾아보면 ‘남의 權利(권리)나 人格(인격)을 짓밟음’이라고 나옵니다.
蹂와 躪은 둘 다 ‘짓밟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蹂와 躪은 짓밟는 意味(의미)가 다르기 때문에 글자를 달리 만든 것입니다. 그 差異點(차이점)을 알아보겠습니다.
蹂는 足(족)과 柔(유)를 합친 것으로, ‘짓밟다, 밟다’ 등의 뜻으로 쓰이며 ‘유’라고 읽습니다. 足은 무릎부터 발바닥까지를 그린 것으로, ‘발, 가다, 넉넉하다, 밟다, 滿足(만족)하다’ 등의 뜻으로 쓰이며 ‘족’이라고 읽습니다. 柔는 矛(모)와 木(목)을 합친 것으로, ‘부드럽다, 순하다, 연하다’ 등의 뜻으로 쓰이며 ‘유’라고 읽습니다. 나무 가지에 올라오는 새순은 마치 세모창처럼 뾰족하게 나오지만 부드럽고 軟弱(연약)하다는 뜻이며, 아직 어린 순이므로 幼(어릴 유)의 發音(발음)과도 같습니다. 따라서 蹂는 ‘발과 부드럽다’를 합친 뜻이므로 다시 解釋(해석)하면 ‘싹이 자라서 뻣뻣해지기 전에 발로 밟아 짓이겨 부드럽게 만들어 버린다’는 뜻이 됩니다. 혹은 ‘뻣뻣한 놈을 발로 짓이겨 부드럽게 만들어 버린다’는 의미도 됩니다.
躪은 足(족)과 藺(린)을 합친 것으로, ‘짓밟다, 지나가다’ 등의 뜻으로 쓰이며 ‘린’으로 읽습니다. 藺은 艹(풀 초)와 閵(새 이름 린)을 합친 것으로, 마치 새장처럼 생긴 ‘골풀’을 말하며, 燈盞(등잔)의 심지로 쓰는 燈心草(등심초)를 뜻합니다.
躪을 풀어보면 ‘발로 골풀을 짓밟는다’는 뜻이 되는데 이렇게 해서는 그 意味(의미)를 理解(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골풀은 다다미를 만드는 材料(재료)이기 때문에 다시 解釋(해석)하면 ‘발로 다다미를 밟는다’는 뜻이 됩니다. 다다미는 방바닥에 까는 것이므로 여기저기를 막 밟고 다닌다는 의미가 되는 겁니다. 發音(발음)도 躪은 隣(이웃 린)의 音價(음가)이므로 ‘이웃을 往來(왕래)하듯 왔다 갔다 한다’는 의미가 內包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蹂蹸(유린)이라고도 쓸 수 있습니다.
結論的(결론적)으로 말하면 蹂(유)는 한 곳을 集中的(집중적)으로 밟아 짓이겨 부드럽게, 약하게 만드는 行爲(행위)를 말하는 것이고, 躪(린)은 돌아다니면서 여기저기를 밟고 지나가는 행위를 말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뜻(訓)은 같다 할지라도 글자가 다르면 그 행위 또한 다른 법입니다. 글/ 경문 김대일(사단법인 한자진흥회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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