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의정부시민의 꼴불견
사회적 자본은 국가경쟁력의 근본
자본은 크게 ‘물리적 자본’, ‘인적 자본’, ‘사회적 자본’으로 나뉜다. 물리적 자본은 자동차 컴퓨터와 같은 최첨단 기술을 의미하고, 인적 자본은 더 나은 생산성을 위한 무형의 가치, 즉 사람이 교육을 통해 배우고 잘 살 수 있는 환경을 뜻하고, 사회적 자본은 인간과 인간 간의 소통, 신뢰, 공동체 정신 등 믿을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의미한다. 그것은 바로 선진국만이 가지고 있는 매우 귀중한 자본이며 자산이다. 또 이런 사회적 자본이야 말로 이것이 바로 기본에 충실한 나라이며, 기본이 바로선 나라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의정부 시민들의 사회적 자본은 어느 정도의 크기일까?
지난 4일 자신이 타려던 항공기 출발을 지연시키려고 기내에 폭발물이 있다고 협박 전화를 건 혐의(항공안전법 위반)로 의정부에 거주하는 신모씨(40·자영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서울 강서경찰서는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신씨는 1일 오후 1시 25분쯤 강서구 방화동의 공중전화를 이용해 김포공항공사 콜센터에 전화해 “오후 1시45분 출발하는 제주행 비행기에 폭발물이 있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신씨는 산악회 회원 2명과 제주도로 2박3일 여행을 가려고 1일 오후 1시 45분 출발하는 비행기를 예약했다.
아무튼 이런 폭발전화에 놀란 한국공항공사는 해당 시간 전후에 출발 예정이던 항공기의 운항을 중단한 채 기내를 재검색했다. 이 때문에 오후 2시 출발 예정이던 제주행 아시아나 항공편이 결항했고, 다른 세 편도 약 1시간 동안 이륙이 지연됐다. 또한 700명 이상의 항공기 이용 승객이 불편을 겪었다. 그리고 신씨는 당초 출발 예정 2시간여 뒤인 오후 3시 51분 제주행 비행기를 느긋하게 탔다. 하지만 경찰은 폭발물 전화가 걸려온 공중전화 주변의 휴대전화 전파를 추적하고 공중전화부스 인근 CCTV 영상을 분석해 협박범의 신원을 확인, 제주도에 형사를 파견해 신씨를 미행하다가 그가 제주공항에 도착한 직후 검거했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이기심으로 선량한 다수의 승객에게 피해를 끼친 점을 감안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고 말했으며, 협박전화로 피해를 본 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측도 신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낼 것을 검토 중이다.
지금 우리사회는 심각하게 시민의식, 기초질서, 이런 것들이 점점 붕괴되어가고 있다. 이기주의가 팽배해 지고 나 외에 다른 사람은 의식하지 않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즉 법이 통하지 않고, 상식이 통하지 않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는 의미다. 앞부분에서 언급한 사회적 자본은 일단 쓰기 시작하면 점점 소모되고 또 기능이 떨어지는 다른 자본과는 달리, 사회적 자본은 쓰면 쓸수록 더 강해지는 성질을 지닌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넓어지고 깊어지는 인간관계가 예가 될 수 있겠다. 사회적 자본은 구성원 간 신뢰를 바탕으로, 불필요한 돈과 시간을 절약해 줌으로써 효율성과 생산성을 제고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미래사회에서는 사회적 자본이 국가경쟁력의 근본이 되는 것이다.
이 원고를 작성하고 있는 필자 역시 너무 부끄럽다. 정말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다. 제발 기본에 충실한 나라, 기본이 바로선 나라를 만들기 위해 지각으로 비행기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그럼 어이없는 용기를 부리지 말자는 의미다. 의정부에 거주한다는 신모씨의 용기가 정말 대단했다.(여기에서 표현한 ‘대단’이라는 의미는 대가리가 단단하다는 뜻이다)
글/ 송노원 교수(본지 논설위원, 신흥대 사회복지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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