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원의 '여보! 당신!'
여보(如寶)! 당신(當身)!
인생에서 탄생(誕生)과 죽음(死亡)은 운명(運命)이다. 하지만 선택(選擇)은 자기가 책임을 지는 것이다.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배우자의 선택이다. 누구를 만났던지 남편은 아내를 대할 때 가장 장가를 잘 갔다고 생각하며 한 평생 살아야하고, 아내는 시집을 가장 잘 갔다고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 지난 주일 오후예배 때 참빛수도교회 황정선 목사님께서 여보(如寶)라는 말은 “보배”와 같은 뜻이고, 당신(當身)은 “내 몸”과 같은 뜻이라며 부부(夫婦)는 “서로에게 가장 귀한 보배”로 무덤까지 함께 하는 사람이라고 설파하셨다. 부부(夫婦)인 당신이 남편이나 아내에게 온 마음으로 사랑 할 때 느끼는 가장 원초적인 감정은 무엇인가, 그것은 큰 기쁨이다. 부부의 만남은 제2의 인생을 맞이하게 되고 자식을 낳고 기르며 한 가정이 이루게 된다. 가족(Family)의 어원은 "Father and Mother I love you"로 어머니, 아버지가 서로 사랑하는 곳이란 뜻이다. 결혼하여 살면서 “당신은 행복한가” 라고 묻는다면 나의 남편, 나의 아내를 만나서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생각으로 살아 갈 때 행복이 시작된다.
행복은 부부가 건강하게 오래오래 장수하며 사는 것이다. 부부는 하늘에서 맺어준 인연(因緣)이기에 우리는 천생연분(天生緣分)이라고 말한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모두 자기 나름대로 성공을 꿈꾸며 살고 있다. 어떤 사람은 돈을 많이 벌어서 땅땅거리며 사는 것이 성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권력을 갖고 많은 부하들을 거느리며 사는 것이 성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또 명예를 생각하는 사람, 신앙적으로 하나님을 섬기며 사는 사람, 예술을 즐기는 사람 등 여러 사람들이 있겠지만 각자 인생관이나 가치관에 따라 다를 것이다. 대체적으로 장수(長壽)와 부귀(富貴)는 인류가 탄생 이래 모든 사람들의 소망일 것이다.
장수한다고 해서 반드시 부귀 하는 것은 아니고, 부귀 한다고 장수한다는 보장이 없지만 보편적으로 장수는 부귀보다 고귀한 축복으로 생각한다. 세상의 온갖 부귀영화를 누리며 살아가고 매일 보약을 먹고 진미(眞味)를 맛본 역대 중국황제 300여명의 평균수명이 36.7세에 불과 한 것은 보약을 많이 먹고 좋은 음식을 많이 먹는다고 해서 장수하는 것이 아님을 말해준다. 보약도 몸에 안 좋을 수 있다는 것이다. 독실한 기독교신자인 목사님이나 신부, 수녀에게 “당신 지금 당장 천국에 가겠느냐” 물으면 선뜻 따라 나서는 이가 없을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오래오래 살고 싶은 것이 욕망이기 때문이다. 창세기 때 최초의 인물인 아담은 930세를 살았고 다른 사람들도 900세 이상 산 것으로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2000여 년 전 고대 로마시대에 태어난 어린이의 기대 수명은 23세에 불과했고 1850년에는 40세 정도였다고 한다. 한국인의 평균 수명도 1960년 52.4세, 1975년 63.8세, 1985년 68.4세, 1995년 73.5세 2001년 76.5세 2010년 81.8세로 늘어나고 있다.
10년 전 만해도 환갑잔치를 많이 했다. 부모님께 해 드리고 나면 부모님이 지구촌에서 떠날 날이 멀지 않았다고 생각해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지만 요즘은 칠순잔치도 안하는 시대를 맞이했다. 칠순이 되면 부부가 여행을 하고 친족끼리 간단히 식사정도 하는 추세다. 생리적 수명에 대한 의학자들의 견해와 주장이 제각각이지만 자기관리를 잘 하면 200세까지 살수 있다고 한다. 평균수명이 최소 150세 정도가 된다는 주장도 있다. 과학이 발전하면서 유전적요인과 섭생(攝生), 근로조건, 소식(小食), 공기와 물 등 생활환경에 달려 있다는 견해도 힘을 얻고 있다. 장수하는 데는 낙천적 성격도 한 몫 한다. 거북이는 100년을 살고 학(鶴)은 60년을 산다고 한다. 최장수 동물은 800년을 사는 세라토포렐라이다. 세라토포렐라는 아주 작은 고기인데 카리브해에서 살고 있다. 장수동물은 모두 호흡이 긴 것처럼 수명(壽命)은 ‘숨의 길이’와 비례 하는 것이다. 인간은 통계적으로 1200키로 리터가 넘는 산소를 호흡하면 죽게 되므로 가급적 숨을 아껴야 오래 살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서울대 박상철 교수팀이 노인의 날(21일)에 100세 이상 장수노인 1296명을 조사 분석한 결과가 흥미롭다. 한마디로 “부지런하고 음식을 가리지 않으며 긍정적인 사고로 산 것이 장수의 비결”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혼자서 장수하면서 부귀영화를 누린들 무슨 행복이 있겠는가. 부부가 친구처럼 손잡고 거리를 거닐 때 더 행복할 것이다. 젊었을 때는 영원히 살 것 같아 아내의 속을 썩었던 시절을 후회하며 오늘 밤은 아내의 손을 잡고 아내의 의견을 존중하며 남은 인생을 함께 잘 살아 보겠노라고 다짐해보는 것은 어떨까 “당신(當身) 사랑해”, “여보(如寶)! 당신만나서 정말 행복했어” 환한 미소로 행복을 맘껏 누리는 부부의 모습을 그려보며...
글/ 박태원(본지논설위원, 양주사랑포럼회장, 서정대학교겸임교수, 초성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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