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석의 시론
시론
상생(相生)과 상극(相剋)은 다르면서도 같은 계열
풍수지리(風水地理)는 다들 아는 것처럼 지형이나 방위를 인간의 길흉화복과 연결시켜, 죽은 사람을 묻거나(陰宅) 집을 짓는 데 알맞은 장소를 구하는(陽宅) 이론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동양에서는 아주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사상이며 철학이다. 우리는 이런 풍수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우선 음양오행(陰陽五行)을 알아야 한다. 음양오행은 동양사상이며 철학 그리고 소박하면서도 위대한 자연의 사고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사물에는 밝은 면과 어두운 면 2가지의 상반된 면이 있다. 햇빛이 비치는 밝은 면을 양(陽)이라 한다면 그와 반대 방향인 그늘지고 어두운 쪽은 음(陰)이 된다. 사람도 이와 같아서 양의 사람과 음의 사람이 있다. 즉, 음(陰)과 양(陽)은 우주를 관장하고 삶의 모든 양상을 지탱하는 근본이다.
우주는 비어있는 동시에 또한 가득 차 있다. 해와 달과 별 등의 물질이 가득 차 있는 창공에서 하늘(陽)과 땅(陰)이 나온다. 그 보금자리 안에는 남자(陽)와 여자(陰)가 어울려 살고 있다. 이렇게 자연 어느 곳에도 음양이 개입되어 있지 않은 곳이 없다. 이를 잘 분별하여 보(補)하고 사(瀉)하여 적정선에 있도록 해야만 한다. 두 힘을 조절하여 중용(中庸)을 유지시키는 데에 그 목적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오행성은 다음과 같다. 우주 공간의 모든 사물은 크게 다섯으로 나누는데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 이 다섯을 5행이라고 한다. 삼라만상은 이 다섯 가지 성질로 운행되고 있다. 즉 상호 연동하고 영향을 미치면서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나무(木)는 불(火)에 타고, 타버린 재는 흙(土)이 되며, 흙은 금(金)을 낳고, 금은 또 이슬이 맺혀 물(水)을 만들어 내게 된다. 물은 다시 생명의 나무를 만들고 그 나무는 불에 타고 불탄 나무는 흙이 되고 흙은 다시 금을 만들어 내고 금은 또 물을 만들어 낸다. 이 다섯 가지 물질이 원을 만들어 끝없이 돌아가는 것을 오행설이라고 한다.
이것을 동양학에서는 모자(母子 : 어머니와 자식) 관계 같다고 한다. ‘허자보기모’(虛者補基母), ‘실자사기자’(實者瀉基子)라는 말이 있다. 즉 연약하고 허약한 자식은 어머니로부터 보충 받고 실한 사람은 아들의 몸에서 뺀다는 것이다. 즉 부족한 것은 어머니가 보충하고(相生), 많으면 그 아들이 억제한다(相剋)는 뜻이다. 물은 나무의 어머니이고 불은 나무의 아들이라는 것이다.
다음은 상극(相剋)관계이다. 여기서는 어느 쪽이 강하고 다른 한 쪽은 약한 역학관계가 있다. 즉 물은 불을 끄고 불은 금을 녹여 금이 도구가 되어 나무를 자르고 나무는 흙의 양분으로 빨아들여 성장한다는 것이다. 상생과 상극의 관계는 조화를 취하는데 있어서 가장 필요한 조건이다. 상극만의 관계라면 강한 것은 더욱 강해지고 약한 것은 더욱 약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자연계의 환경은 눈에 보이는 것이나 보이지 않는 것이나 이 오행설에 적용되며 분류된다.
이렇듯 우주 삼라만상은 어울리듯, 안 어울릴듯한 물질로 이루어지면서 태초로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즉 상생과 상극도 다 같은 우주의 진리이고 이치인 것이다. 그런데 미약하기 짝이 없는 우리 인간들, 특히 그중에서도 정치하는 ‘인간’들을 보자 그들은 이른바 ‘정치인’이라는 직업을 가진 더더욱 미약한 인간들이다. 그런데 요즘 하는 ‘꼴’을 보면 너무나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배운 자, 못 배운 자, 가진 자, 없는 자, 남자, 여자, 노인, 청년 그리고 진보와 보수 이런 것들이 어울리고 타협하고 논쟁하고 그리고 존중하면서 어울려야 하는 것이 우리네 사는 세상일 것이다. 상수도가 있으면 반드시 하수도가 있기 마련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상생과 상극은 다르면서도 같은 ‘계열’인 것이다. 자기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마치 죄인인양 다루는 이 나라의 정치인들을 보면서 제발 음양오행이 무엇인지 한 번 쯤 생각해 보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기술해 보았다. 글/ 이경석(통일문화재단 부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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