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에세이/ 편의점 도시락
문화에세이/ 편의점 도시락
도시락(중세 한국어: 당ᄉᆞᆰ·도슭, 문화어: 곽밥, 영어: packed lunch)은 간편하게 휴대하여 다닐 수 있도록 만든 음식을 말한다. 도시락에 넣을 음식은 여행 중에 상하지 않을 만한 것으로 골라야 한다. 음식을 상하지 않게 하려면, 먹다 남은 음식이나 물기가 있는 음식을 넣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도시락이 변하고 있다. 김치, 멸치볶음, 어묵, 콩자반 같은 반찬에서 이제는 돈가스에 햄버그, 소시지와 달콤한 계란말이 반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예전에 도시락은 라면봉지에 말아 넣은 김치통이 줄줄 새서 버스 안에서 김치냄새로 곤욕을 치르던 생각도 난다. 그리고 겨울에는 교실은 늘 추워서 벌벌 떨면서 모래알 같은 찬밥을 씹던 생각이 지금도 잊혀 지지 않는다. 연탄난로 위에 겹겹이 쌓여져있던 양은 도시락이 이제는 그립기까지 하다. 그 시절 어머니가 싸주시던 학창 시절의 양은도시락은 차가웠지만, 그래도 낭만이 있었는데 아쉽게도 요즘은 편의점 한 끼 도시락이 대세다.
문화에세이/ 편의점 도시락
10년 전만 해도 편의점 도시락은 “싸게 한 끼 후딱 때우자”의 개념이었다. 2000원대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었지만 허기를 채우기엔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어 결국은 컵라면 하나를 더 사야했었다. 그러나 이런 모습들은 먼 추억이 되어버렸다. 품질이 높아지고 종류도 많아지면서 편의점 도시락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도 바뀌었다. 특히 예전과 달리 업체들이 밥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그리고 한우나 수육, 연어회, 게딱지 장을 비롯해 새송이나 꼬막 등 제철 음식을 활용한 도시락까지 등장하면서 맛의 범위가 크게 늘어났다.
그리고 현미밥과 야채구이 등을 이용한 ‘프리미엄 건강 도시락’까지 등장했으니 일반 음식점에 비해서 조금도 아쉬울 게 없다. 또한 저칼로리 도시락 상품 종류를 확대하고 고령층을 겨냥해 소화도 잘되고 씹기도 쉬운 도시락도 준비하고 있다. 물론 단점도 있다. 편의점 도시락을 먹은 후 소화불량이나 두드러기, 설사 등에 시달렸다는 이야기들이 자주 흘러나오고 있다.
사실 편의점 도시락들은 고칼로리이기에 부패의 우려가 있다. 간이 너무 짜다, 기름지다, 소르비톨(당알코올)의 영향이다 등등 많은 추측들이 돌았었다. 그러나 업체의 관계자들은 “예전에는 그런 면이 있었으나 지금은 많이 다르다. 우리나라의 위생수준은 많이 나아졌다”라며 위생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그러나 위생 전문가들은 고객이 평소 위나 장 관련 질환에 예민하다고 생각된다면 편의점 도시락은 가능하면 피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4000~5000원 사이의 가격대를 가지고 있는 편의점 도시락은 우리나라에 관광 온 외국인들에게도 인기 만점이다. 저렴한 가격대와 다양한 맛을 경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어느 가정주부는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와 집에서 가족들과 한 끼 식사로 때운다고 한다. 그러나 혼밥, 혼술이 점점 유행되는 요즘 세상에서 편의점 도시락이 많이 팔리고 있다는 사실도 그리 유쾌하지마는 않다.
이제 ‘혼밥’이 우리나라 사회의 미래를 상징하고 있다. 고령화에 따르는 개인의 고독감과 함께 혼자 사는 인구의 증가로 어쩔 수 없이 우리는 편의점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울 수밖에 없다. 연탄난로 위에 겹겹이 쌓여져있던 양은도시락은 차갑고 맛은 떨어졌지만 그래도 낭만이 있었는데 그래서 편의점 도시락은 아무리 포장이 잘 되 있어도 씁쓸하기만 하다. 글/ 하창임(의정부 청룡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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