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민족의 성산(聖山), 백두산에 오르다(1)
한 민족의 성산(聖山), 백두산에 오르다(1)
연길은 조선족자치주 창립60돌을 맞아 대대적인 공사 중
첫번째 이야기/ “통일되면 만날 수 있지 않습니까?”
연일 폭염으로 오후가 되면 파김치가 되던 지난 7월 하순, 나는 친구와 함께 한 민족의 성산(聖山) 백두산 천지(天池)를 보기 위해 아침 일직 집을 나섰다. 북경기신문사에서 만난 우리일행은 곧바로 인천공항으로 향 했다. 이번 여행은 중국 연길(延吉 옌지)시에 이런 저런 업무가 있어 가는 길이지만 더위와 일상을 탈출하다는 생각에 마음은 어느새 장난꾸러기 소년처럼 변했고, 이런 기분은 출국수속과 아시아나항공기 안에서도 계속되었다. 중국여행이 처음은 아니지만 연길행은 10여년 만이라 연길에 사는 지인들의 근황도 궁금하고 이번에 만날 수 있을까?하는 기다림도 생긴다. 마침 옆 자리에 연세대학교에서 공부하다 방학을 맞아 연길에 계신 할머니를 뵈러가는 조선족여대생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던졌고, 그녀를 통해 연길의 최근소식을 들으며 연길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연길국제공항은 비좁기는 10여년 전과 같았다. 그러나 시내로 들어가면서 많은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수많은 빌딩과 아파트가 건설되었고, 오는 9월 3일 조선족자치주 창립 60주년을 맞이하는 손길 바빴다. 도로가 새롭게 포장되고, 보도블록을 교체되며, 도로변 상가의 간판을 대대적으로 정비하고 있어 연길시 전체가 공사판인 느낌이다. 더욱이 지난 10여전과는 달리 도시전체에 생동감을 넘쳤다. 우선 교통질서가 눈에 띠게 개선되었다. 아무데서나 도로를 횡단하는 시민의 모습은 여전하지만 숫자가 있는 신호등, 택시의 외형과 메타기 설치, 계량화된 대중버스 등이 변화를 실감케 했다. 특히 도로 위를 걷는 젊은 사람들의 옷차림은 의정부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과 같았고, 젊은 사람 손에는 핸드폰이 들려있고, 누군가에게 열심히 통화하고 있었다. KFC 등 패스트 후드 점에는 질서 있게 늘어선 긴 줄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북한과의 교류협력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연길 인민로 중심거리에 북한여행객을 모집하는 입간판이 우리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연변태평양려(여)행사가 청진, 평양, 개성, 칠보산, 금강산, 회녕 가는 여행객을 모집하고 있었고, 연변천우여(려)행사는 연길-평양-금강산가는 3박4일 코스에 미국·일본인은 4,980원(한화 약89만6400원), 한국인은 4,480원(한화 약80만6400원), 중국인은 4080원(한화 약73만4400원)짜리 여행상품을 팔고 있었다. 현재 연길에서 평양까지는 1시간 30분 소요되며 직항 전세비행기가 10월 말까지 운행되고 있다. 한국인도 중국복수비자를 갖고 있는 사람이나 주중 조선대사관에서 비자를 발급받아 금강산 여행을 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었다.
연길에서 시내관광을 마친 우리는 중국에서 첫날밤을 자축하기위해 북한이 운영하는 류경식당을 찾았다. 호텔정문을 거쳐 안쪽에 있는 식당입구에 들어서니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여성복무원들이 우리를 반겼다. 우리는 북한 복무원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몇 가지 요리와 맥주를 시켰다. 맛은 담백하면서도 입에 맞아 김치세트 등 추가 주문 할 정도였다. 예전에는 여성복무원이 농담을 받지 않았는데 많이 변했다 싶어 몇 번 농담을 던지니 척척 잘 받아 치는 것이 밉지가 않다. “우리 만날 수 없을까요?” “통일되면 만날 수 있지 않겠습니까?” “한복에 배지(김일성)는 왜 안다나요?” “작업복에는 배지를 달지 않습니다” 그날 밤 남남북녀들은 웃고, 박수치고, 노래도 함께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호텔로 돌아가는 길, 마음 한 구석에 응어리가 남는다. 분단체험이 주는 아픔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잠을 설칠 것 같다. 내일 새벽 5시에 백두산으로 출발해야 되는데?(다음호 계속)
한 민족의 성산(聖山), 백두산에 오르다(1)
한 민족의 성산(聖山), 백두산에 오르다(1)
한 민족의 성산(聖山), 백두산에 오르다(1)
사진설명/ (위부터) (1)북한직영식당에서 공연하는 북한여성근로자들, (2)조선족처녀상 뒤로 공사가 한창인 연길시 (3)연길 중심가에 서있는 북한여행객 모집 입간판 (4)핸드폰 통화하며 출근하는 조선족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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