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세중의 ‘얼빛 아리랑’
무세중의 ‘얼빛 아리랑’
동족상잔의 비극인 한국전쟁 70년을 맞이하면서 남, 북이 우리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꿈꾸기 위해 최송림 작 희곡 ‘색동 가죽신’에 이어 무세중 선생 희곡 ‘얼빛 아리랑’을 연재한다. 이 작품은 2015년 서울 대학로예술극장에서 첫 무대에 올라 연극계에 큰 반향을 일으킨 작품이다.(편집자 주)
□민족굿의 창시자 무세중이 펼치는 서사가무극
이번 작품 <얼빛 아리랑>을 쓰고 연출한 무세중은 우리나라 굿 예술, 행동예술(Performing Arts)의 선구자로 지난 50년간의 충돌 속에서 여러 예술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500여 작품을 쓰고 공연해 왔다. 그는 자신의 예술을 민족굿이라고 표현해왔는데, 이번에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색다른 내용과 형식으로 아리랑에 담긴 민족정신을 형상화한 민족굿 <얼빛 아리랑>을 연극 형식을 기초로 음악과 춤이 함께 어우러지는 서사가무극 형식으로 펼치면서 미술적인 요소도 가미시켜다. 대사도 시적으로 전개되는 부분이 많다. 약 80분 동안 미술도 되고, 무용도 되고, 연극도 되는 무분별한 자유스러움 속에서 관객과 함께 하는 굿이다.
작가이자 연출가인 무세중은 이 작품에서 “우리 한민족의 수난사를 아리랑의 수난사로 상징화하여 아리랑 어원의 태동과 생동감을 표현하기 위해 초현실주의적 서사극으로 전개하였고 사실주의적 연기를 지향하면서도 노래를 소리로 춤은 몸짓으로 전혀 사실을 벗어나는 상상적 조화로 이끌고자 하였다.”고 소개했다.
□ ‘포용’과‘극복’과‘도약’의 천지인 아리랑
<얼빛 아리랑>은 한민족의 태동과 우리 민족의 나라를 연 환인, 환웅, 단군 국조삼신의 개국정신인 천지인 사상을 아리랑의 근원으로 해석하여, 그러한 아리랑의 정신을 굿으로 풀고, 다스리는 민족굿이자 시극(詩劇)이다. 한민족의 역사와 수난을 극복하여 하나 되게 되는 민족얼의 빛 아리랑을 초현실주의 굿의 미학 민족 굿으로 풀어내는 것이다. 우리는 민족의 태동이후 역사가 흐르는 오랜 세월 동안 아리랑을 불러 왔다.
무세중의 ‘얼빛 아리랑’
이 작품 속에서는 이 땅에 태어나 이 땅의 사람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이 모두 함께 공유하고 있는 아리랑이 ‘얼빛 아리랑’이라는 민족혼이자 민족 지킴이 소리로 표현된다. 그러한 아리랑 속에는 한류의 원천이 흐르고, 삶을 영위하면서 자연을 포용하고 이웃과 더불어 살며 모진 외세 침략을 극복해왔던 민족의 슬기로움과 투지력이 스며있다. 앙칼진 소리도 되고, 원한의 노래도 되고, 어려운 수난을 이겨내는 외침도 되면서 아름다운 삶의 노래도 되어 주었던 것이 아리랑의 얼빛이었다.
그 아리랑에는 환인, 환웅, 단군의 국조삼신(國祖三神)이 제시한 성통광명(性通光明), 재세이화(在世理化),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천지인(天地人) 사상이 담긴다. 이 작품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혼불할미는 그러한 국조삼신의 뜻을 받들어 아리랑의 얼빛을 지켜갈 다섯 지킴이들을 탄생시킨다.
삼신할머니를 연상시키는 혼불할미가 각각 아 · 리 · 랑 ·얼 · 쑤로 이름을 붙인 다섯 지킴이들은 외세의 침탈과 지배층의 수탈, 국권상실 및 분단과 분열에 이르는 민족수난사 속에서 아리랑을 부르며 민족혼을 지켜온 백성들의 삶과, 그 속에서 깨쳐 일어나 현실을 극복하고 도약해온 모습을 보여주면서, 천지인 사상을 바탕으로 한 민족의 노래 아리랑에 담긴 하늘의 ‘포용’, 땅의 ‘극복’, 인간의 ‘도약’이라는 개념을 예술적으로 형상화한다.
우리는 그런 아리랑의 근원이 되는 천지인 삼신사상을 잃어버리고 대동사회로 넘어가야 하는 고개를 넘어가지 못한 채 민족 자아를 버리거나 등지고 분열과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한 측면에서 이 작품의 내용은 오늘날 분단과 분열의 고개를 못 넘고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주제가 된다.
작가 무세중 선생은 통일예술가이자 민족극 예술가로 대동전위극회 대표, 베를린‘Teatro Mu’대표, 동아민속예술원장, 남사당 대표, 통일문화재단 초대회장 등을 역임. 대표작으로 <호질> <상하좌우> <통 막 살 통일을 위한 막걸리 살풀이> <유리 굿> <통일 아리랑> <허리 짤린 아픔의 땅 DMZ> <아리랑 환타지> <처용의 사랑> 등 500여편이 있다. 정리/ 현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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