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성주 편집국장이 화제의 영화 ‘변호인’을 보고
화제의 영화 ‘변호인’을 보고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북경기 영화마니아가 추천한 영화 ‘변호인’은 묘한 매력으로 나를 극장으로 안내 했다. 일요일 밤, 의정부 컨벤션 빌딩에 위치한 200여석 규모의 영화관에 20~30대의 젊은 사람들이 거의 메웠다. 영화의 중심은 ‘부림 사건’이었다. 1981년 제5공화국 군사독재 정권이 집권 초기에 통치기반을 확보하기 위하여 일으킨 부산 지역 사상 최대의 용공조작 사건이다. 그리고 ‘부림 사건’이라 이름 지어진 것은 '부산의 학림(學林)사건'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명칭이다. 1981년 3월 출범한 제5공화국의 군사독재 정권이 집권 초기에 통치기반을 확보하고자 민주화운동 세력을 탄압하던 시기에 일어난 사건이다.
1981년 9월 부산 지검 공안 책임자인 최 모 검사의 지휘 하에 부산 지역의 양서협동조합을 통하여 사회과학 독서모임을 하던 학생·교사·회사원 등을 영장 없이 체포한 뒤, 짧게는 20일, 길게는 63일 동안 불법으로 감금하며 구타는 물론 '물고문'과 '통닭구이 고문' 등 살인적 고문을 가하였다. 이로써 독서모임이나 몇몇이 다방에 앉아서 나눈 이야기들이 정부 전복을 꾀하는 반국가단체의 '이적 표현물 학습'과 '반국가단체 찬양 및 고무'로 날조되어 그들은 엄청난 고초를 겪었다.
영화 ‘변호인’은 이 사건을 모티브로 이렇게 시작 된다. 1980년대 초 부산. 백 없고, 돈 없고, 가방끈도 짧은 세무 변호사 송우석(송강호 분). 부동산 등기부터 세금 자문까지 남들이 뭐라고 하든 탁월한 사업수완으로 승승장구하며 부산에서 제일 잘나가고 돈 잘 버는 변호사로 이름을 날린다. 대기업의 스카우트 제의까지 받으며 전국구 변호사 데뷔를 코앞에 둔 송 변호사. 하지만 우연히 7년 전 밥값 신세를 지며 정을 쌓은 국밥집 아들 진우(임시완 분)가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려 재판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국밥집 아줌마 순애(김영애 분)의 간절한 부탁을 외면할 수 없어 구치소 면회만이라도 도와주겠다고 나선 송 변호사. 하지만 그곳에서 마주한 진우의 고문의 흔적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송 변호사는 당시 모두가 회피하기 바빴던 공안사건의 변호를 맡기로 결심하면서 이렇게 외친다. 아니 절규한다. “제가 할게요, 변호인. 하겠습니더” 그리고 법정에서 선, 송 변호사. 부정을 향해 의분을 내 뿜으며 “대한민국 헌법 제1조에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울분을 토한다. 나는 벅차 감정에 가슴이 뭉클해 졌고, 눈시울을 뜨거워 졌다. 영화 내내 참을 수 없는 감정에 복 받쳐, 영화가 끝났는데도 먹먹한 감정에 일어 설 수가 없었다.
주인공인 송강호씨도 지난 20일 1000만 관객 돌파기념 무대인사에서 “내가 한 말은 아니지만 양우석 감독이 저희 영화가 거칠고 투박하지만 힘차게 쏜 화살이 여러분의 마음속에서 아름다운 새가 되어 마음 속 깊이 자유로이 날아다니는 것 같다”며 “마음속에서 새가 되도록 한 것은 여러분의 위대한 힘으로 다시 한 번 위대한 힘에 존경과 감사, 경의를 표한다”고 인사했다. 참 오랜만에 인권의 고귀함을 느끼며, 살아 있는 정의를 실천하는 한 용기 있는 변호사의 모습을 통해 우리 사회 저변과 나 스스로를 뒤돌아 볼 수 있는 참 좋은 영화다.
아무튼 민감한 소재를 훌륭한 영화를 만든 제작자, 감독, 배우들의 열정에 큰 박수를 보내면서, 내가 의정부YMCA 사무총장으로 재직 중, 시민대학 강사로 어려운 걸음을 마다하지 않은 고 노무현 대통령을 회고하며 허름한 돼지국밥집을 찾아 소주라도 한잔 해야겠다. 현성주 기자
현성주 편집국장이 화제의 영화 ‘변호인’을 보고
|
|
[ Copyrights © 2010 북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
|